아직 못 읽었지만 기록은 해두어야겠기에 1달 쯤부터 펼친 이 책은 예외로 미리 포스팅을 해야겠다. 10년에 걸쳐 번역했다며 이 거대한 책이 국내에 출판된 건 지난 2010년. 비틀즈 팬으로서 기다렸던 책이지만, 정작 2010년이 되었을 때엔 그 금액을 쉽게 지불하지 못했다. 크기와 분량, 퀄리티도 엄청나고 그만큼 들어간 노동력이 상당했기 때문이겠지만 10만원에 살짝 못 미치는 가격은 무일푼의 대학생이 지불하기에는 높은 가격이었다. 좋아하는 것도 한 두 가지가 아니니 비틀즈의 책 에 그 돈을 쓰게 되는 건 생각보다 간단한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다 최근 비틀즈에 관한 짧은 만화책을 읽던 중 이 책이 있었다는 사실이 다시 떠올랐고, 이제 좋아하는 것을 구입할 수 있는 충분한 구매력을 지녔기에 곧바로 사들였다. 게다가 그 사이 가격도 꽤 떨어져 있었다.언급한 것처럼 퀄리티는 물론, 분량이 엄청나다. 10년이나 번역을 한 이유가 이해될 정도로. 사실 견디지 못하고 사진들은 차례로 모두 먼저 보았는데, 그 사이사이에 빼곡한 텍스트를 잡지 읽듯이 읽으면 되겠구나 생각했었다. 하지만 가장 앞에 있는 존 레넌의 인생에 대한 그의 말들을 보면서 잡지처럼 읽는 건 불가능함을 깨달았다. 어떤 소설을 읽는 것보다 지나칠 수 없는 흥미로움으로 가득했고 어떤 논설을 읽는 것보다 한 줄 한 줄의 의미가 깊이 있었다. 게다가 존 레넌의 말들은 문학이 따로 없었다. 마음에 와닿는 구절을 기록하다 보니 한 페이지에서 몇 번씩 체크를 해야했다. 보통은 몇 페이지라고만 적어두면 나중에 어느 구절인지 찾을 수 있는데, 이번엔 몇 페이지의 몇 번째 단락 어느 구절이라고까지 디테일한 메모를 해야했던 것이다. 결국 관두어버렸다.이렇게 한 페이지를 원하는만큼 꼼꼼히 읽자니 15분이나 걸렸다. 이 책을 다 읽고 리뷰를 쓰기로 마음 먹어버렸다. 괜한 결벽증이라, 조금이라도 덜 읽고 무언가 쓰는 것은 내키지 않는데, 이건 이렇게밖에 안 될 것 같다.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서 기록을 남기는 것은 더 내키지 않으니 말이다. 그나마 이 책은 텍스트만 빼고 처음부터 끝까지 보기는 했으니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었지만, 책장 한 칸을 다 채운 3권짜리 톨스토이 전집은 아예 기록조차 하지 않은지 1년이 넘었다. 그 책들은 영원히 그 자리에 그렇게만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러니 이 경우는 얼마나 짐이 덜 되는 경우인가. 이렇게 고민하며 글 하나를 남긴다는 것부터 읽지 않은 책을 짐으로 느끼는 것까지. 병이지 싶다. 네 명의 비틀즈가 했던 말과 직접 꺼내온 자신들의 사진으로 채워진 페이지들. 조각난 것일 듯하지만 연결이 꽤 자연스럽게 시간순으로 이루어져 있어, 이 한 권에 비틀즈의 모든 역사가 숨 쉬며 담긴 것처럼 보인다. 팬이라면 사지 않고 배길 수 없는, 읽지 않더라도 쟁여 놓고 싶어질 수밖에 없는 책이다.
비틀즈가 직접 말하는 그룹 비틀즈의 모든 것
비틀즈 스토리가 낳을 수 있는 최고 그리고 최후의 만찬
언제쯤 잊을 수 있을까. 우리들에겐 영원한 가수이자, 청년이고 젊음의 표상이었던 비틀즈를 정면에서 바라본 책이다. 존 레논, 폴 매카트니, 조지 해리슨, 링고 스타. 20세기가 낳은 세계 최고의 밴드 비틀즈의 모든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활동기간은 대략 10년에 불과하고 팀이 해체한지도 벌써 40년이 지났지만 비틀즈라는 이름은 음악 팬들은 물론 세계인의 가슴 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다. 비틀즈가 탄생한 이후, 비틀즈 평전, 가사집, 악보집 등 비틀즈 관련 서적은 수도 없이 쏟아졌다. 그러나 멤버들이 직접 이야기하는 내용을 담은 자서전적 성격의 책은 비틀즈 앤솔로지 가 처음으로, 그동안 네 사람을 둘러싸고 있던 의문들을 말끔히 해소시켜 준다.
폴 매카트니, 조지 해리슨, 링고 스타 등 인터뷰 당시 살아 있었던 멤버들은 물론 조지 마틴, 데릭 테일러, 닐 애스피널 등 비틀즈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도 두루 담고 있다. 존 레논 역시 기존의 인터뷰 자료들을 통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비틀즈 멤버들이 개별적으로 소개하는 ‘비틀즈 이전의 삶’을 지나면 1960년부터 1970년까지 이어진 그룹 비틀즈의 음악 여정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함부르크에서의 무명 생활, 브리티시 인베이전, 「Sgt. Pepper」의 완성, 옥상 공연 등 대중음악사에 길이 남을 순간들이 숨가쁘게 꼬리를 문다.
또 미술 작품집에 버금가는 하드커버 초대형 판형에 글과 함께 실린 1천 3백여 장의 사진들이 책의 완성도를 객관적으로 말해준다. 글과 이미지의 감각적인 지면 배치가 책을 읽는 기쁨을 더해 줄 것이다. 2000년 당시 비틀즈 앤솔로지 는 35개국에서 출간되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중에 한국은 없었다. 그리고 한국에 뿌리를 내리는 데엔 10년이라는 긴 시간 필요했고 계약 과정에만 1년이 걸렸다. 방대한 양의 자료를 다루기 위해 번역 작업에는 13명의 인원이 투입되었다. 번역자가 많았던 만큼 텍스트에 따라 여러 가지 번역이 나오기도 했다. 이러한 경우에는 번역자와 편집자 간의 의견조율에 따라 최종 번역을 결정했다. 국내 작업의 마지막 날까지 번역에 대한 고민은 계속되었다. 바로 비틀즈 앤솔로지 를 통해 비틀즈를 제대로 보여주기, 이제 남은 몫은 독자에게 달려 있다.
일러두기
존 레논
폴 매카트니
조지 해리슨
링고 스타
1960-62
1963
1964
1965
1966
1967
1968
1969-70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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